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 웰컴 투 시네마

원작은 역사에 남았다. 애니메이션으로써 작화도 훌륭하지만 작품이 담고있는 철학으로 더 화자된다.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희미해진 미래에서 인간을 인간이라 정의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물었던 원작. 20년이 지난 후 만들어진 실사판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은 수많은 우려와 함께 기대도 함께 받는 작품임은 분명하다. 

원작을 보긴했지만, 그렇다고 열성팬도 아닌 입장에서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를 보게된 계기. 첫번째, 예고편에 등장하는 스칼렛 요한슨에게 매료됐다. 묘한 섹슈얼리티를 지니고 있던 쿠사나기를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하다니. 좋은 연기를 했다고 말하기엔 보여준게 없다고 느껴지지만, 결과적으로 건강미 넘치는 그녀의 외향적인 조건은 쿠사나기역에 적절했다. 추가적으로 비트 다케시가 총을들드때면 그의 갱스터무비들이 생각나 흥미로왔다. 들째, 실사화. 원작 애니메이션이 그려낸 그 시대의 분위기를 얼마나 실사로 잘 구현해냈을까. 일단 화려하기는 화려했다. 돈을 들인 만큼 비쥬얼만큼은 잘 구현해냈다. 

그럼에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 우려했던대로 실사화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헐리우드화된 내용. 원작의 내용은 다소 철학적이며 절대 단순하지는 않았다. 누군가는 어렵다고도 말한다. 선과 악의 기준은 불분명하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도 불분명했다. 어떤 질문을 던졌고 감독의 심오한 시각이 담겨있었다. 실사판은 묘하게 내용들을 바꾼다. 악당을 설정하고 인물의 슬픈 과거를 설명하며 뚜렷하게 단순화했다. 후반부에서는 기어코 악당을 물리치며 히어로화되는 메이저(쿠사나기 소령). 더 많은 관객을 위한 블록버스터 영화로써 좋은 선택이었다고도 생각된다.  

무엇보다 비쥬얼은 구현해냈지만 분위기는 담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비오는 어둑한 뒷골목. 뛰어가는 소령의 발이 땅과 맞닿으며 나는 물밟는 소리. 화려함 뒤에 숨은 어딘가 우울해보이는 도시의 분위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쿠사나기. 언제나 당황하지 않고 차갑고 냉정하고 이성적인 그녀가 오히려 더 히어로 같았다. 또한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에게 암묵적인 외로움과 고독이 깔려있었다. 그리고 괴이하다고도 느껴지는 생경한 음악들까지. 

실사판의 메이저는 인간적이어서 매력이 없다. 인간의 정이 개입되는 순간들은 이 작품의 절대 정서를 생각하면 이질적이다. 멋지게 구현한 도시는 화려할 뿐. 원작의 차밍포인트들을 실사로 멋지게 구현하지만, 스토리의 맥락이 다르다보니 그저 멋진 액션장면으로만 보일 뿐이다. 음악도 그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들리는 평범하기 짝이없는 음악들이다. 

원작과 별개로 생각해본다면 오히려 더 보기 쉽고 볼거리도 충분하다.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넘을 만큼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절대 별개가 될 수는 없다. 원작이 없다면 이 작품은 존재할 수 없고, 영화를 보는 대부분이 원작을 알고있을테니. 모든 리메이크작이 안고있는 숙명이니까. 리메이크작이 원작을 뛰어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우리가 영화를 처음봤을 때의 감정을 잊지못하듯, 첫사랑, 첫키스 같이 처음 감정은 언제나 특별하고 아름다우며 그래서 더더욱 미화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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