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인 스포팅 웰컴 투 시네마

 

실제로 대니 보일에게 천재 감독이라는 수식어를 줬던 것은 <쉘로우 그레이브>가 아니라 <트레인 스포팅>이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작품이며, 이 작품을 통해 대니 보일은 헐리우드에 입성하게 되었고 이완 맥그리거는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 했다. 개인적으로 지금보다 더 어린시절 봤을때도 많이많이 좋아했던 영화다.


<트레인 스포팅>은 마약에 쩔어 살아가는 영국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대니 보일은 마약에 빠진 순간의 젊은이들의 판타지를 화려하게 표현한다. 여기서 그의 테크닉과 기교가 빛이 난다. 또한 너무나도 정교한 미장센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데. 스코틀랜드에서 제일 더럽다는 화장실은, <127시간>에서 2D의 화면에서 4D의 자극을 주는 것과 같이 정말로 참을 수 없는 역겨움을 선사했다. 정말 눈을 뜨고는 볼 수 없을만큼 리얼하게 지저분한 장면이었다.


전작 <쉘로우 그레이브>에서 보여줬던 개성있는 인물들과 그들의 화학작용은 한층더 발전했다. 대니보일은 이완맥그리거가 연기한 랜턴과 그의 친구들을 통해 다양한 젊은이들의 초상들을 보여준다. 그들은 첫경험을 갈망하고, 마약에 쩔어 살며, 그들만의 패션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어디로 튈지 모를 만큼 혈기왕성하며, 한편으로는 엽기적이고, 또 그래서 어떤 인물들은 안쓰럽기도 하다. 그들이 하는 짓은 한심하기 짝이 없기도 하며,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움직임 만큼은 화끈하며 짜릿하다. 그들처럼 영화 역시 젊음과 사이코틱한 에너지로 꿈틀되며 젊은 청년들의 모습들을 리얼하고 자극적으로 담아냈다. 마약은 그들의 삶의 원동력이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통로까지도 마약으로 마련하게 된다. 그러나 삶은 그들에게 그리 호락호락하지  많은 않다.


우정 따위는 개나 줘버려 식으로 랜턴이 친구들을 배신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나지만, 이 영화는 결국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주인공 랜턴은 친구들과 함께 마약에 쩔어 살았지만 이젠 그 친구들에게서 벗어나 희망적인 삶을 살기를 갈망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는 '당신들 처럼 살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직업, 가족, 세탁기, 자동차, 치아보험, 비싼옷, 세차도 하고, 가족적인 크리스 마스를 맞는, 그러다 운명을 하는. 그는 그렇게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영위하는 평범한 삶을 꿈꾸고 희망한다. 글쎄, 그가 정말 나쁜짓을 청산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것이 젊음이니까. 그러나 멋진 삶이 아닌 평범한 삶을 꿈꾸고 희망한다는 것 자체가 그만이 갖을 수 있는 특권이자 희망이 아닐까. 평범한 삶 자체가 희망인 사람들, 그러나 결코 패배감에 쩌들지 않고 언제든 삶을 뒤바꿀 수 있다고 믿는 아름다운 젊음. 


대니 보일은 밑바닥 까지 가버린 젊은이들이 평범한 삶을 '꿈꾸는' 그 모습 만으로 희망을 말하고 있다. 이 영화는 아마 영국 뿐만 아니라 많은 전세계를 자극시키는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대니 보일의 패기가 절정일 시절의 영화 <트레인 스포팅>, 이만큼 패기와 에너지에 헐떡이는 영화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강렬한 에너지를 얻고 희망을 얻는 그런 영화인 것 같다. 시간이 지나도, 오스카를 휩쓴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니보일의 대표작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트레인 스포팅>을 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세기말 등장한 이 영화는 많은 이들이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희망을 이해하고 생각하게 하는 강렬하고도 강렬했던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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