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탄 소년 웰컴 투 시네마

<자전거 탄 소년>은 잊고 있던 다르덴 형제의 위대함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영화였다. 사소하나 전혀 사소하지 않은 일상의 한 순간. 다르덴 영화의 힘은 거기에 있었다. 시릴이 아버지를 찾아가 그가 일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는 순간. 사만다와 시릴이 자전거를 세워두고 잔디에서 샌드위치를 먹는 그 순간. 시릴이 빵을 급하게 칼로 자르고 그것을 입에 물고 뛰쳐나가는 순간. 나도 모르게 이런 사소한 장면들에서 괜히 울컥하곤 했다. 눈물나도록 사소한, 지독하게 평화로운 일상. 끊임없이 관찰하고 바라보며 그 일상들이 무언가 말하도록 하는 다르덴 형제의 시선의 힘은 정말로 놀랍다. 그들의 카메라에는 마법이 있는 것 같다. 80분의 짧은 런닝 타임, 결코 낭비되는 컷 따윈 없다. 모든 순간들이 말하고 힘을 발휘한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는 어디까지나 성장극이다. 대부분 비루한 현실에 쳐해있는 그들은 매 순간순간 치열하게 행동하고 생각한다. 다르덴 형제는 그들을 윤리적인 선택앞에 서게 하며, 어떠한 선택을 하게 한다. 그 선택을 함으로써 그들은 비로소 성장하게 될 것이다. 영화는 언제나 그들이 성장하게 되는 그 시발점, 그 찰나의 순간들을 보여주며 끝을 냈다. <로제타>도 그랬고, <프로메제><아들><더차일드><로나의침묵> 모두 그랬다. 그 엔딩들을 보며 ‘ 99퍼센트의 비극과 단 1퍼센트의 희망. 따뜻한 손길’이란 말을 했었다. 그 1퍼센트에서 나는 커다란 희망의 잠재성을 느껴왔다.


<자전거 탄 소년>의 엔딩에서 나는 희망의 잠재성을 뛰어 넘어 희망의 부활을 느꼈다. 영화의 온도 자체가 지금까지의 영화들에 비해 따뜻하고 밝으며, 최초로 음악까지 등장하며 주인공의 감정을 친절하게 표현해주기도 한다. 주인공을 윤리적인 선택에 앞에서 딜레마에 빠지게 하는 대신, 시릴로 하여금 사랑싸움을 하도록 하게 한다. 누군가 그랬다. <자전거 탄 소년>은 멜로 영화라고. 맞다. 정말이지 아름다운 멜로 영화다. 사만다의 사랑으로 시릴은 자신의 진정한 울타리를 찾고, 세상에 대해서 배운다. 이미 성장해버린 시릴이 엔딩에서 말 그대로 부활을 한다. 정말로 부활한다. 그리곤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화면에서 사라진다. 1퍼센트의 희망. 희망의 잠재성? <자전거 탄 소년>에서 다르덴은 잠재성이 아니라 아예 희망의 그 실체를 보여준다. 소년의 부활로 말이다.


그렇다. <자전거 탄 소년>은 다르덴 형제의 영화중 가장 밝고 가장 희망적인 영화다. 보는 내내 가슴이 아팠던 지난 영화들에 비교적 밝은 마음으로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두 형제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무엇보다 배경음이 등장하는 순간, 정말 많이 놀랐다. 유럽의 대표 리얼리스트 다르덴 형제에게 배경음이라니. 글쎄, 그러나 나는 오히려 이러한 작은 변화가 반갑다. 그들의 시선의 힘은 그대로이며, 오히려 이 변화로 인해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들기 때문이다. 언제 볼지 모를 다르덴 형제의 영화를 기다린다. 이번에도 한 수 배웠다. 정말이지 난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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