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마와 루이스 웰컴 투 시네마

멋진 차를 타고 달리는 두 여인은 참으로 아름답다. 차 뒤로 펼쳐지는 장관들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그려낸 것 같은 협곡들과 찌는 듯한 태양의 만남, 그리고 그 위를 달리는 세계의 여성을 대표하는 두 여인. 쿨하게 시작해서 쿨하게 끝나버린 델마와 루이스의 로드무비. <델마와 루이스>는 세계의 여성들을 대표하는 두 여인이 세계의 여성들을 향해 외치는 고함과도 같은 영화다.


리들리 스콧은 멋진 영상을 만드는 데에는 도가 튼 사람이다. 그 부분은 인정한다. 미국의 협곡들을 이리저리 달리는 델마와 루이스의 모습은 한폭, 한폭이 그림이나 다름없다. 허나 여성주의 영화를 만든다는 점에서는 어설프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는 여자가 아니기에 여성들의 고심의 근원과 뿌리를 알지 못할 것이다. 물론 나도 그것까지는 알지 못한다. <델마와 루이스>에서 보여준 리들리 스콧의 여성들을 감싸는 자세는 겉핥기식이란 느낌이 강하다. 단지 여성에 대한 사회적인 억압의 표면만을 영화로 옮긴 기분이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여성옹호 발언은 너무 직설적이라 오히려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다. 특히나 후반부 형사가 “저 여자들이 얼마나 더 괴롭힘 당하야 합니까?”라는 대사는 과연 꼭 이렇게까지 직접적인 대사를 사용했어야 했나란 생각이 들도록 한다.


델마와 루이스가 대표하는 여성상의 가여움을 너무나 직설적이게 위로했던 영화는 오히려 부담스러웠지만, 정작 그녀들은 아름다워 보였다. 사회로부터 억압받아왔던 여성들의 일탈에서 느낀 아름다움이 아니었다. 일상에 갇혀서 지냈던 인간들의 일탈, 그리고 한 번의 사건으로 크게 요동치는 그녀들의 자아에서 느낀 아름다움이다. 남자이고 여자이기 전의 한 인간들로부터 느낀 아름다움. 리들리 스콧의 표현에 부담감을 느끼더라도 그녀들과 여행의 아름다움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이 영화의 엔딩장면은 더더욱 부정하기 힘들다. 하늘을 향해 날았던 그녀들의 행동은 단순히 억압받아왔던 여성, 일상에 갇혀서 지냈던 여성들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번은 소름끼치는 일탈을 원하는, 세상으로부터 억압받고 있는 모든 지루한 인간들을 대신하는 비상이었다.


<델마와 루이스>의 엔딩은 정말 부정하기 힘들다. 엔딩 하나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결코 착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그 기세는 정말 하늘을 날아갈 기세였다. 그리고 나는 그녀들이 정말 그러길 바랐다. 절벽에서 도움닫기를 한 그녀들은 연기를 내뿜고 포물선을 그리며 고공에 착지한다. 가히 영화가 줄 수 있는 짜릿함의 절정이 위치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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