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 웰컴 투 시네마

지나치게 멋을 잡으려는 대사와 케릭터들, 그런 대사와 케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버거워 보이고 받아들여지지 않는 순간들.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은 감칠맛이 다소 약한 느낌이다. <타짜>나 <범죄의 재구성>과는 다르게 <도둑들>에서는 착착 감기는 장인의 손맛보다는, 장인의 지나친 과시가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우스꽝스러운 이름하며, 스케일만 클 뿐이지 그다지 치밀하지 않고, 딱히 납득가지 않는 역할 분담 앞에서, 온갖 폼은 다 재고 있으니 그렇게 느껴질 수 밖에. <타짜>와 <범죄의 재구성>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져 보인달까. 오히려 도둑질 보다, 후반부에 장물 처리에서 더 전문성이 보인 것은 웃기다. 허름한 건물에서 펼쳐지는 쫓고 쫓기는 추격전과 와이어 액션은, 한국에서 다양한 장소를 활용하여 멋진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최고의 모습은 임달화와 전지현에서 나왔다. 임달화가 김해숙을 감싸고 권총을 마구재비로 싸댈 때, 이것은 최동훈의 홍콩 느와르에 대한 애정의 표현일 수밖에 없단 생각을 했다. 임달화가 홍콩 느와르의 대표주자는 아니지만, 여전히 건재한 홍콩 느와르의 거물임은 확실하니까. 전지현은 말 그대로 우리가 전지현에게 기대하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백치미부터 도발적인 섹시, 귀여운 야비함까지. 배우 인생 10년만에 그녀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장르와 케릭터를 만난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건가. 시답잖은 멜로 영화보다 오히려, 슈퍼우먼 같은 여자 히어로 무비에 그녀가 더 어울릴 것 같단 생각을 하게 했다. 이정재의 케릭터도 매력적이고 그의 연기도 그에 맞게 능글맞았다. 눈에 띄진 않지만 오달수와 전체적읜 극의 조율을 잘 해내지 않았나 싶다.

워스트는 오히려 김윤석과 김혜수. 김윤석과 김혜수의 러브스토리는 그럼에도 세련되게 진행된다고 느낀 영화에서 상투성을 선사한 설정이었다. 여름에 흥행을 겨냥하여 다양한 관객층을 노리기 위한 설정인 것을 충분히 납득할 순 있지만, 보는 입장에선 불편하기만 했다. 그렇다, 납득할 수 있다. 여름방학 시즌, 이 영화는 거의 모든 관객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재미를 갖고 있다. 그렇기에 두 시간이 훌쩍 넘는 이 영화는 절대 지루하지 않다. 전작들만큼의 감칠맛엔 못 미치지만, 과시를 해도 장인은 장인이다. 충무로 특급 오락영화였다. 이만큼 다양한 재미와 다양한 케릭터를 잘 조율하여 모든 관객층을 만족시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천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는 지금, <도둑들>의 천만 관객 돌파는 충분히 납득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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