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개다 웰컴 투 시네마

엄마는 창녀라더니 아버지는 개란다. 제작년도로 따지면 <엄마는 창녀다>보다 앞선 이 작품은 선정성에 있어서도 한 수 앞서있다. <엄마는 창녀다>는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 속에서 애틋함을 들어내며, 감정적으로나 표현수위로나 불편함을 줄 수준은 아니었다고 본다. 그러나 이 작품, <아버지가 개다>는 정말이지 지독한 영화다.


영화 속에서 아버지와 자식들의 관계는 주인과 개의 관계와 같다. 아버지는 자식들을 개처럼 다루는데, 그 환경 속에서 자식들은 정말 개 같은 인간이 되어 간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개들의 아버지 또한 인간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정작 진정한 개같은 인간은 아버지인 것이다. 집안의 권력관계를 만드는 것도 아버지고 죄와 폭력을 전파시키는 것도 아버지며 자식들을 개 같은 인간으로 만드는 것도 아버지며, 가정을 파국으로 이끄는 장본인도 아버지다. 아버지가 데려온 그의 중국인 애인은(게다가 남자다) 고향에 전화하면서 그런 말을 한다. 여기는 지옥같다고. 한국은 정말 지옥같다고. 이 가정이 개소굴이 된 원인은 결국 어머니의 결핍이다.


이상우는 분명 이야기를 이끄는 힘을 갖고 있다. 지나치게 극단적이고 직접적으로 표현하기에 감정적으로 불편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이야기의 흡입력이 있단 것이다. 다시 한 번 느끼지만 이렇게 극단적으로 한국사회의 가족의 병폐를 그려내는 뚝심은 대단하다. 또한 <엄마는 창녀다>에 이어 아버지에 대한 시선이나, 그것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방식에서 이상우만의 세계가 있다는 것만큼은 강하게 느껴진다. 사실 이렇다 저렇다 이의를 제기하기가 어려운 영화다. 의도하는 바가 너무 뚜렷하고, 표현방식은 직접적이며, 하나의 강요로까지 느껴질 지경이다. 이상우 감독은 아직 원석이라는 느낌만이 강하다. 조금 더 표현하는 방법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느껴진다. 지금껏 감정적으로 불편함을 느낀 영화는 많지 않았는데, <아버지는 개다>, 이 영화는 정말로 오랜만에 감정적으로 불편했다.


덧글

  • Limccy 2012/12/21 10:00 # 답글

    이상우 감독의 지옥화 를 얼마전에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보게되었는데..
    참 흡입력이 대단하드라구요..

    물론 불편함 역시 또한;;
  • 토니 2012/12/21 23:22 #

    이상우 감독도 참 다작하는 감독이더라고요. 지옥화, 나는쓰레기다 등등. 불편할건 알지만 그래도 보고싶네요 지옥화 :)
  • Limccy 2012/12/22 14:44 #

    무대인사도 참석하셨던데..

    괜히 그런 작품이 나오는게 아니더라구요. 같이 술자리하면 심심하진 않을듯한 인물입니다.
  • 토니 2012/12/22 14:55 #

    술자리 같은 편안한 자리에서 만나보고 싶은 감독님이긴 하네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일 것 같단 생각도 들고요. 뭐 영화만 보고 사람 판단하면 안되겠지만..
  • Limccy 2012/12/22 14:57 #

    자기주장도 자기주장이겠거니와 개성도 이게 참..

    남성분이시라면, '이사람 꽤나 웃긴 사람이네,' 혹은 '싸이고 쉐낔ㅋㅋㅋㅋㅋ' 이러고 말 확률이 크구요
    여성분이시라면 불쾌하실껍니다.
  • 토니 2012/12/22 15:42 #

    대체적으로 영화를 보고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네요? 이래저래 어쨋든 흥미로운 감독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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