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아이디> 웰컴 투 시네마

인도에서 날라온 영화 <아이디>의 주인공 차루는 갑작스레 극한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페인트를 칠해주러 온 페인트 공이 갑자기 쓰러지고 사망하게 된 것이다. 영화는 차루가 이 페인트공의 신원을 파악하는 과정을 그려내는데, 여기서 그 신원을 찾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차루가 그 신원을 파악하는 설상가상의 상황 속에서 피부로 느끼게 되는 사실들이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는 아이폰은 페인트공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 외에는 그녀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다. 오히려 차루가 마지막으로 도달하게 되는 빈민가에서 그것은 고철덩어리에 지나지 않으며, 아이들의 장난의 대상으로 추락한다. 아이폰이 물에 빠지는 순간, 그녀는 본인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거기서 부터는 영화도 더 이상 전개되지 못하며 끝이난다.

차루가 마지막에 도달하는 빈민가는 차루가 누리던 풍요로운 삶과 대비되는 현대사회의 소외된 지역이다. 으리으리한 건물들 한켠엔 이런 소외된 지역이 있다는 것이다. 끝까지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사망한 페인트공 또한 이 사회에 속하지 못한 소외된 인물인 것이다. 세상은 날이 갈 수록 좋아지는데, 정작 우리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정말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영화는 끝까지 미스테리를 방치하면서 끝나고, 그 미스테리는 묵직한 질문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온다.


여담이지만 영화의 상영 도중 극장의 실수로 2~3번 상영이 중단되고 재상영 되고를 반복했다. 감독도 그 자리에 함께 있었는데, 처음엔 참다가 중간엔 일어나서 관객들을 보며 다소 격양된 목소리로 무슨 말을 하셨다. 아마 자신의 잘못이 아닌 극장의 실수라는 것을 어필하려던 것인듯. 약간 농담을 섞어 이야기 하자면, 부산국제영화제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신의 영화를 해외에 상영하는 중요한 자리에서 이런 사소한 극장 상영 실수는 없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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