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백을 하면 웰컴 투 시네마

그리 특색이 있는 작품은 아니다. 서울 여자와 강릉 남자의 사소한 관계에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엔딩까지도 두 사람 사이에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3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두 남녀는 안정된 직장이 있고 각자의 삶의 패턴이라는 것이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게다가 두 사람은 자신의 삶의 패턴에 이미 적응되어 있고, 그 패턴을 즐기며 사는 사람들이다. 혼자서도 충분한 사람들이라는 것. 굳이 또 다른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


아무런 진전이 없는 남녀 관계라면 무엇하러 영화로 만들었겠느냐. 하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어도 이 영화는 참 흥미롭다. 영화는 각자의 삶을 즐기는 그들의 일상을 조용히 응시할 뿐이지만, 이 일상이라는 것이 참 흥미롭다는 것이다. 다양한 먹거리를 먹고, 때론 작은 해프닝이 생기며, 서로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며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맞이하기도 한다. 영화는 인생에 대한 작은 교훈을 제시하기도 한다. 두 남녀의 삶과 사랑에 대해서 깊이 있게 파고들진 않지만, 때론 삶에 대한 깊은 통찰보단 가벼운 응시를 바랄 때도 있는 법인 것이다. 인생을 조금은 가볍고 산뜻한 눈으로 바라보려 하는 것.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의 극장에서 상영화는 영화 <토일렛>의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의 영화가 떠오르기도 한다.


영화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충무로에서는 세 번이 마지막이라고. 조성규 감독의 세 번째 작품 <내가 고백을 하면>이다. 물론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영화다. 모두가 사랑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니까. 하지만 이 정도면 쓰리 아웃은 면했다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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