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판 웰컴 투 시네마

거물급 영화감독을 보는 재미는 있다. 거의 우리나라의 유명한 감독들의 얼굴들은 모두 나온다. 의도도 좋은 편이고, 좋은 자리들도 많이 만든 것 같다. 특히 여성 감독들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은 좋은 기획이라고 본다. 그러나 영화는 하나로 정리되지 않은 인터뷰들이 나열일 뿐이다. 좋은 말들은 있지만 그것이 하나의 주제를 향해 뭉치지는 못한다. 좋은 기획들 속에서 좋은 결론을 도출하지도 못한다.


깊이 있게 들어가지 못하고 겉핥기만 한다는 느낌도 강하다. 여성감독들을 불러놓고 우리가 익히 들어온 듣기 쉬운 말들만 듣는 것은 썩 유쾌하지 못하다. 정지영과 윤진서의 역할은 애초에 애매했고, 그 존재 이유조차 알지 못하겠다. 한국영화계의 역사를 고발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하려 했던 이 프로젝트는 그냥 수많은 감독들의 각자의 의견들이 담긴 인터뷰 집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결론을 바랬던 것이 무리였을 지도 모를일. 한국 영화계 뿐 아니라 어느 나라 영화계에도 병폐란 존재한다. 그럼에도 어쨌든 한국영화는 이 자리까지 왔고, 좋은 작품들이 우리를 울고 웃게 했다. 아리아리, 길이 있으면 찾아가고, 길이 없으면 함께 내어간다. 참 좋은 말이다. <영화판>은 비록 그 길을 찾지 못했지만, 이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많은 훌륭한 감독들이라면, 그 길을 찾고 함께 나아가는 것이 어렵기만 한 일은 아니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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